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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난정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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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 CPTED, 이제는 ‘사업의 역사’보다 ‘운영의 지속성’을 물어야 한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6-07-15 15:23:26

  • 산업재해신문칼럼


    서울 CPTED, 이제는 ‘사업의 역사’보다 ‘운영의 지속성’을 물어야 한다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은 설치 이후의 작동까지 관리되어야 한다

    기사승인 : 2026-07-14 10:21 기자 : 김상덕 (kimsd623@gmail.com)






    공학박사 장일영 한국재난정보학회 회장, 한국 공학한림원 정회원, 금오공과대학교 교수

    서울은 국내 범죄예방 환경설계, CPTED 정책 확산에서 중요한 경험을 축적해 온 도시다. 염리동 소금길, 주거환경관리사업, 안심마을, 범죄예방디자인 사업 등은 CPTED가 행정, 도시디자인, 주민참여, 생활안전정책과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어 왔다. 서울의 경험은 CPTED가 단순한 방범시설 설치를 넘어 생활권 안전정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서울 CPTED의 과제는 과거의 선도사례를 반복하는 데 있지 않다.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지속가능한 운영체계로 전환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도시공간은 계속 변하고, 주민의 생활방식도 달라지며, 범죄와 불안의 양상도 시간에 따라 바뀐다. 따라서 처음에 적절했던 설계와 시설이 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서울시 조례는 이러한 운영의 제도적 기반을 이미 갖고 있다. 서울특별시 범죄예방을 위한 도시환경디자인 조례는 자연적 감시, 접근통제, 영역성 강화, 시민 교류와 활동성 강화,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기본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본계획 수립, 관계기관 협의, 현황 및 실태조사, 사업 평가에 관한 근거도 두고 있다. 문제는 조례의 존재가 아니라 조례의 작동성이다. 이 제도적 기반이 실제 현장에서 정기점검, 사후평가, 유지관리, 정책환류로 이어져야 CPTED는 지속가능한 도시안전정책이 될 수 있다.

    서울처럼 공간 변화가 빠르고 생활권이 복합적인 도시는 더욱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골목길, 역세권, 전통시장, 대학가, 원룸 밀집지역, 재개발 지연지역, 외국인 밀집지역, 공원 주변은 같은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역별 범죄유형, 이용시간, 보행동선, 주민 구성, 야간조도, 관리주체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 CPTED는 일률적인 시설 설치보다 생활권별 위험특성과 이용행태를 반영한 운영관리 방식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울 CPTED는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

    첫째, 어디가 취약한가이다. 범죄통계, 112신고자료, 생활안전지도, 지역안전지수, 주민불안도, 민원자료, 현장조사를 종합해 대상지를 선정해야 한다. 단순히 민원이 많거나 시설 설치가 쉬운 곳이 아니라, 실제 위험과 체감불안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둘째, 무엇이 작동하고 있는가이다. CCTV가 설치되어 있는지보다 사각지대가 줄었는지, 조명이 있는지보다 야간 보행자가 안전을 체감하는지, 비상벨이 있는지보다 실제 이용 가능하고 관리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CPTED 효과평가는 시설 목록 확인이 아니라 작동상태 확인이어야 한다.

    셋째, 평가 결과가 다음 정책으로 이어지는가이다. 사후평가가 보고서로 끝나면 정책은 축적되지 않는다. 평가 결과는 다음 사업대상지 선정, 유지관리 예산, 도시재생, 공공디자인, 보행환경 개선, 자치구 지원사업에 반영되어야 한다. 기록이 남고, 비교가 가능하며, 다음 계획에 반영될 때 CPTED는 도시안전정책으로 성숙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지역안전지수와 CPTED의 연결이 중요하다. 지역안전지수는 지역의 안전수준을 보여주는 결과지표이고, CPTED는 그 결과를 바꾸기 위한 현장 실행수단이다. 두 체계가 분리되면 지역안전지수는 발표자료에 머물고, CPTED는 개별 사업에 머물 수 있다. 서울의 범죄 분야 지역안전지수가 최하위 수준이 아니더라도, 자치구별 차이와 생활권별 체감불안은 여전히 중요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따라서 서울은 지역안전지수, 범죄통계, 주민 체감안전, 현장점검 결과를 함께 활용해 CPTED 대상지를 선정하고, 사업 이후에는 그 효과를 다시 확인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더 많은 시설을 설치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이미 조성된 안전환경이 실제로 기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곳에 보완과 관리를 집중하자는 뜻이다.

    CPTED의 본질은 공간을 보기 좋게 바꾸는 것이 아니다. 위험을 줄이고, 주민의 불안을 낮추며, 도시공간이 안전하게 사용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서울 CPTED는 이제 어디에 무엇을 설치했는가를 넘어 그것이 지금도 필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서울은 이미 CPTED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경험을 지속가능한 운영체계로 바꾸는 일이다. 서울 CPTED의 다음 과제는 사업의 확대가 아니라, 안전환경의 지속적인 작동을 관리하는 것이다.

    한국재난정보학회 회장
    장일영 (공학박사, 구조기술사)
    한국 공학한림원 정회원
    금오공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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